만득이가 될 수 있다면-정지혜님의 질문


>홈피에서 너무나 많은 정보를 얻어갑니다...
>릴렉스에 관한 부분이랑 34번 손가락 독립 글구, 기타의 여러 레슨법 등... 넘넘 고맙습당^^
>전 24살에 대학 졸업하구 직장다니면서 취미로 동네 학원엘 다녔어요...
>원래 바이엘 하권 끝날 때 그만뒀는데 더 세분화 돼서 바이엘 4권을 또 배우고, 25살 4월쯤 체르니 100번에 34번하다 그만뒀어염... 이직해야 할 일이 있어서 6월말까지 2달 정도 쉬어야 했지요... 그러다 퍄노가 정말루 미치도록 좋아져서 7월부터 개인레슨으로 체르니 30번부터 시작했습니다....정말 일주일 간격으로 몸살을 앓으며 쳤는데 이제 체르니 40번에 3번이랑 소나티네 6개정도 쳤고 담달부터 모짜르트랑 바하를 칠 것 같습니다....
>저의 손교정은(손이 가는 방향) 하농 칠 때 보면 좀 되는 것 같습니다...
>근데 힘이 잘 빠지지 안습니다.. .어깨 힘은 스스로가 자각하고 힘이 들어가다가두 금방 빠지는데 팔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손목에서 팔관절에 힘말이지요... 쉬운곡을 칠 때는 빠지는 것 같기도 한데 좀 어려워지면 힘을 떨어뜨리지를 못합니다... 새끼손가락 휘어지는 건 나름대로 고쳤는데 이 방향이 새끼손가락으로 지탱할 때 팔이 살짝 따라가 주는 게 맞는지...이거 때문에 팔 이 나빠지지는 않을런지.....손가락을 많이 벌려야 할 때 나두 모르게 손아귀에 힘이 들어가는데 어떻게 하면 좀 더 수월하게 칠 수 있을까요???
>30번을 치는 동안 내내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거듭하는데, 이제는 눈물이 날 정도로 힘겹습니다...피아노 앞에서 손이 돌아가질 않아 낙담할 때는 온 마음이 무너져내리는 것 같네요...지금은 곡을 아주 잘 치는데 욕심 부리지 않고, 한음 한음 힘들이지 않고 예쁘고, 둥근소리가 날 수 있었으면 하는 애틋한 바램이 드네요.... 선생님께 자문을 구합니다....
>



섭섭해하지 마시고 읽어 주세요.

제 생각에는 진도를 너무 무리하게 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매사에는 과정이 있고

그 과정 과정에서 갖춰져야 할 것들이 있어요.

피아노 치기에도 손과 몸이 적응해야할 사항들이 있답니다.


님은 기본적으로 피아노연주에 쓰이는 근육과 신경들이

자리잡기도 전에 마구 그 윗 단계로 치달아 가는 듯이 보입니다.

연습으로 이루어지는 것도 있지만,

다른 것들이 차오르는 시간도 필요한 것이지요.


피아니스트들도 무리한 연습으로

척추에 무리가 가거나,

몸이 마비되는 경우가 있어요.


님의 경우는 그와 같지는 않지만

무리한다는 점에서는 같은 것입니다.


체르니40번이니, 모짜르트니,

그런 것이 피아노의 수준을 말해주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음식 잘하는 사람은 수제비를 해도 맛이 있고,

음식 못하는 사람은 신선로와 스테이크를 해도 맛이 없지요.

피아노 잘치는 사람도 그렇습니다.

모양만 그럴듯한 맛없는 음식보다

간단한 음식이라도 감탄하며 먹을 수 있는 요리를 만들듯이,

소품이라도 자신과 남을 감동시키는 아름다움을 가지는 것이

정말 실력있는 피아니스트입니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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