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마인드 교본으로 하는 수업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보여드리려고
가끔 레슨 일지를 올리려고 합니다.
오늘 수업은 세 여자 아이 그룹 레슨의 첫 시간입니다.
새로 출판된 제 책을 처음 사용하는 수업입니다.
처음으로 피아노를 배운다는 3학년 아이 한 명,
전에 피아노를 배웠는데 다 잊어버렸다는 3학년 한 명과 4학년 한 명입니다.
새 책을 받고 엄청 기뻐합니다.
책을 이리 저리 들여다 보면서 좋아합니다.
"책이 예쁘니?" "네~~" "그럼 얌전히 넘겨라 스프링으로 돼있어서 확 확 넘기면 찢어질 수가 있어"
"네, 네, 네네~" "ㅋㅋ"
외양에 별 신경을 쓰지 않는 저도
뜻밖의 호의적인 분위기가 좋습니다.
책의 겉모습을 좋아하다니... 뜻밖입니다.
그림을 의뢰할 때 책의 내용이 표현되도록
그림에 뜻을 담아 주십사 하고
그림을 좋아했으면 하는 생각은 했지만
책 자체를 좋아하는 것을 보니 신기합니다.
전에 아이들이 이지스트 톰슨의 작은 괴물들을 좋아하고 관심있어 하는 것을 봤죠.
제가 보기에 세련되고 색감이 좋은 책들도 많은 것 같은데,
그러나 여러 책 중에 어느 책이 제일 좋니?
라고 물으면 복사 가게에서 흑백으로 인쇄해서 제본한 제 책을 가리킵니다.
투명 플라스틱 앞 표지와 초록색 플라스틱 뒷 표지를 넣어 스프링 제본하여 책같이 보이지도 않습니다.
글씨만 있으면 너무 허전해서 옛날에 인터넷에서 퍼 온 간단한 그림을 넣어 만든 밋밋한 앞장이 있었지요.
어,, 이게 좋니? 어떤 점이 좋아?
라고 물으면 "잘펴져서요" 라고 대답을 합니다. ㅎㅓ무하죠 ㅎㅎㅎ
제 질문을 받은 아이들이 모두 그렇게 대답을 했었어요.
그래서 책을 내면 무슨 일이 있더라도 스프링 제본을 하겠다고 생각했었지요.
그래서 그림이나 디자인이 중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책에 아이들과 같이 한 예쁜 세월이 담겼을까요...
아주 작은 아이들도 아닌데
책이 예쁘다고 들뜨고,
소중히 하라는 제 훈계를 고분고분 대답하는 게 저도 즐거워서
이렇게 길게 써봅니다.
글이 길어져서 진짜 수업 이야기는 다음 글로 나눠 써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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