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30대 중반 여자 학생으로부터 받은 편지입니다.

일반 대학 졸업 후에 피아노과로 편입했으나

중도에 포기하였다가 몇년 후인 지금, 다시 피아노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중급레슨노트에 8번에 박세기라는 훈련방법을 함께 나누고자 올려놓았는데

직접 실행을 하는 분이 얼마나 될지요....

그에 설득력을 주는 글인듯하여 여기에 올립니다.

만학도의 절실함이 마음에 짠~하게 와 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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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여름이었나 싶게 더운 기운을 시샘이라도 한듯

벌써 찬 바람이 스산하네요.

감기 조심하세요

전 감기 땜에 죽겠어요 ^^

피아노를 얻게 된게 얼마나 기쁜지....

내 꺼라구 생각하니까 큭큭..너무 좋으네요

예전에는 피아노를 사고도 두번씩이나 되돌려 줘야 했던

가슴아픈 일들이 있었거든요

어릴적 아버지가 큰맘먹고 피아노를 사주셨는데

할부금액을 감당하지 못해 피아노를 되돌려 주었던 일이며

나이먹고 카드로 긁어 중고 피아노한대 샀다가

결국 되팔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던 것이며

돌이켜 생각해 보면,,,, 괜한 격세 지감에...

오늘 같이 남의 도움이나 빚을 내서 사지 않고

온전히 내것이 된 피아노를 보면서

이젠 네가 내 인연이 될 수 있나부다 뭐 그런 생각도 들고요

그냥 좋아서 주절거립니다.^^

밤에 숙제로 내주신 곡들을 연습하다가

제가 엊그제 답변하지 못한 질문에 대해 느낀점이 있어서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싶어 몇자 적다보니....쓸데없는 이야기 까지 ^^

박세기를 강조하셨잖아요.

매 연습마다 한다는게 보통 힘든일이 아니긴 합니다.

가끔, 치다보면 답답해 져 올때가 있어요-인내심을 많이 요하는 일입니다 저에겐^^

그럴땐 낭만적인 곡들을 제멋래도 몇곡 쳐대곤 합니다

피아노라는 악기를 내것으로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과 인내가 필요한가를

절실히 깨닫는 요즘입니다.

박세기의 장점에 대해 물으셨었는데..제가 대답을 못했지요

아마도 클레멘티의 곡을 제가 이미 알고 있고 쳐본것이라 익숙해서

더 느낌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예전에 어디선가 차이코프스키의 사계란 곡을 듣고

너무 쳐보고 싶어서 악보를 사둔것이 있습니다.

그곡중 6월이 좋잖아요.히히... 예전에 악보을 사서

쳐보는데.... 정말 난감

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분명 시디로 들었을때는 너무도 쉽게 느껴졌는데

막상 치는것은 고사하고 악보 자체를 읽어내질 못했던 거지요

그냥 소리라도 내보려고 눌러 보아도 도무지 않되어서

처박아 두었던 악보를 오늘 새삼스레 꺼내보았습니다.

여전히 악보가 읽히질 않더라구요

박세기로 하면 되지 않을까 순간 그런생각이 들다가도 풉~

처지는 기분을 내가 치는 곡으로 달래기에 그방법은 내 약점인

인내심을 너무 요구하는 일이라 괜히 망설여 졌습니다.

그래두 함 해보자 뭐....

그러구 한박 두박 하면서 시작했죠...

근데 정말 놀라운 느낌을 받았어요

악보가 눈에 들어 오더라는 , 머리속에 그 느낌이 전달 되더라는것...

어찌나 신기하던지요

선생님이 옆에 계셨다면 막 자랑했을 겁니다. 히히^^

이전까지는 박을 맘속으로 세는 방법으로 박자를 대강 맞추었는데

그 방법은 정말 아무 효과가 없는거 같습니다.

내입으로 소리내며 치는대도 , 그 악보가 산지 5년이 다되가는데요

전혀 그 곡을 느끼는데 방해 받지 않았구 이제사 소리가 들리고 내가 악보를 볼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마냥 신났습니다. 무슨 새로운 발견을 대단한 발견을 한것마냥 ....

박세기만으로도 레슨의 반은 된것이다라는 말씀이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또한 박세기를 통해 내가 느끼는점이 선생님께서 듣고 싶으셨던 대답이 아닐까

그런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쨌든 ^^ 오늘 밤에 그랬습니다.

그래봐야 건반을 박자에 맞게 누르는 정도의 수준으로 친 것 뿐이지만

어떤 곡이고 아무리 어려워도 칠 수 있다는 자신감 같은 것도 좀 생기구요

선생님께서 하신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할 수있게 되어서 또 좋습니다.

아..글이 넘 길었네요 좋은 밤 되시고, 다음 레슨 시간에 뵐께요

감기 조심하셔요 ^^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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